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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시애틀 매리너스의 창단, 전성기,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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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시애틀 매리너스는 1977년 메이저리그 확장 정책에 따라 창단된 팀으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 ‘매리너스(Mariners)’라는 팀명은 시애틀이 위치한 태평양 연안과 깊은 해양 문화를 반영하여 붙여졌다. 하지만 창단 초기부터 매리너스는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메이저리그에서 하위권을 맴도는 팀으로 자리 잡았다.

매리너스의 홈구장인 킹돔(Kingdome)은 돔 형태의 경기장이었는데, 이 시설은 야구보다는 미식축구에 더 적합한 구조였다. 야구 경기장으로서의 불리한 환경과 신생팀으로서의 경험 부족이 겹쳐 매리너스는 초창기부터 성적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창단 첫해인 1977년 시즌을 64승 98패로 마감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했고, 이후 1980년대까지도 대부분의 시즌을 하위권에서 마무리했다.

이런 침체 속에서도 팀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982년 드래프트에서 매리너스는 투수 마크 랭스턴(Mark Langston)을 지명했고, 그는 이후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매리너스가 진정한 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1987년 켄 그리피 주니어(Ken Griffey Jr.)를 지명하면서부터였다.

켄 그리피 주니어는 198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특출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강력한 타격 능력과 수비 범위가 넓은 외야수로 성장하며, 매리너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의 등장 이후 팬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졌고, 매리너스의 경기장에도 더 많은 관중이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팀 전력 자체가 여전히 약했기 때문에 1990년대 초반까지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성기

1995년은 시애틀 매리너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해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94년 메이저리그가 파업으로 인해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매리너스는 1995년 시즌 초반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즌 후반부 들어 랜디 존슨(Randy Johnson), 에드가 마르티네즈(Edgar Martinez), 그리고 켄 그리피 주니어를 중심으로 팀이 점차 살아나기 시작했다.

1995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놓고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매리너스는 극적으로 동률을 이루며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치렀고,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팀 역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매리너스는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5차전 연장전에서 에드가 마르티네즈의 ‘더블(The Double)’이 터지며, 켄 그리피 주니어가 홈으로 들어와 경기를 끝냈다. 이 장면은 지금도 매리너스 팬들에게 전설적인 순간으로 회자된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ALCS)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게 패배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1995년 이후 매리너스는 강팀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반에는 더욱 강력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2001년에는 일본 출신 슈퍼스타 이치로 스즈키(Ichiro Suzuki)를 영입하며 또 한 번의 황금기를 맞이했다.

이치로는 2001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서 타율 0.350, 242안타를 기록하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매리너스는 이 해 116승 46패라는 메이저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뉴욕 양키스를 넘지 못하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ALCS)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새로운 도전

2001년의 성공 이후 매리너스는 긴 침체기에 빠졌다. 2002년과 2003년에는 각각 93승과 91승을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 팀은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으며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동안 매리너스의 간판스타였던 이치로 스즈키는 2012년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되었으며, 팀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이탈했다. 또한 프런트의 운영 미숙과 선수 영입 실패가 겹치면서 매리너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매리너스는 팀 리빌딩에 착수하며 다시 도약을 준비했다. 2018년까지 이치로가 선수와 프런트 역할을 병행하며 팀을 지원했고, 2020년대 들어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매리너스는 2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훌리오 로드리게스(Julio Rodríguez)라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며 팀 분위기를 바꾸었다. 로드리게스는 데뷔 시즌부터 뛰어난 타격과 주루 능력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고, 매리너스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비록 2022년 포스트시즌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패하며 더 이상 올라가지 못했지만, 매리너스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다시 강팀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과연 매리너스가 2001년의 영광을 재현하고,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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