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마이애미 말린스(구 플로리다 말린스)는 1993년 메이저리그 확장팀으로 창단된 팀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연고지로 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는 리그 확장을 추진하면서 신규 구단을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플로리다는 야구 인프라가 부족했지만, 연중 온화한 기후와 높은 인구 밀도를 바탕으로 야구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이 컸다. 이에 따라 마이애미를 연고로 하는 말린스가 새롭게 탄생했다.
팀명 ‘말린스(Marlins)’는 플로리다 해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새치(Marlin)에서 따온 이름으로, 바다와 연관된 플로리다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단 첫 시즌인 1993년, 말린스는 조 토리(현 메이저리그 해설가)의 지도 아래 64승 98패를 기록하며 비교적 평범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1996년과 1997년 사이, 팀은 전력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FA 시장에서 강타자 게리 셰필드(Gary Sheffield), 포수 찰스 존슨(Charles Johnson), 외야수 모이세스 알루(Moises Alou) 등을 영입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했다. 또한 투수진에서는 케빈 브라운(Kevin Brown)과 알 레이터(Al Leiter)를 중심으로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러한 보강 끝에 1997년, 창단 불과 5년 만에 말린스는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해 가을,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기적을 일으키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1997년은 마이애미 말린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해였다. 창단 5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말린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제압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1997년 월드시리즈에서 말린스는 강력한 전력을 갖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맞붙었다.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연장 11회말 에드가 렌테리아(Edgar Renteria)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말린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신생 팀이 창단 5년 만에 우승한 첫 사례로 기록되었고, 야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1997년 우승 후, 구단은 대대적인 선수 방출과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급격한 리빌딩에 들어갔다. 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많은 스타 선수들을 내보냈고, 그 결과 1998년 시즌에는 54승 108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후 몇 년간 하위권을 맴돌던 말린스는 2003년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어냈다. 젊은 유망주들로 구성된 팀은 조시 베켓(Josh Beckett), 이반 로드리게스(Ivan Rodriguez), 미구엘 카브레라(Miguel Cabrera) 등의 활약을 앞세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03년 월드시리즈에서는 강력한 뉴욕 양키스를 상대했다. 모두가 양키스의 우승을 예상했지만, 말린스는 6차전에서 조시 베켓이 완봉승을 거두며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는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우승이었으며, 두 번의 우승 모두 와일드카드 팀으로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도전
2003년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말린스는 또다시 주축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는 운영 방식을 선택했다. 재정적 문제로 인해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같은 구단과 경쟁할 수 없었던 말린스는 유망주 중심의 리빌딩을 시도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팀은 중하위권을 맴돌았으며, 이 기간 동안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들이 등장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Giancarlo Stanton), 호세 페르난데스(Jose Fernández) 같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었으며, 2012년에는 팀명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마이애미 말린스(Miami Marlins)’로 변경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2017년, 말린스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전 뉴욕 양키스의 레전드 데릭 지터(Derek Jeter)가 구단주 그룹의 일원이 되어 팀 운영에 참여했고, 이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재정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7년 오프시즌, 팀은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포함한 주전 선수들을 대거 트레이드하며 다시 리빌딩에 착수했다.
2020년, 말린스는 코로나19로 인해 단축된 시즌에서 예상 밖의 성적을 거두었다.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었지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특히 당시 감독이었던 돈 매팅리(Don Mattingly)는 젊은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며 팀을 이끌었다.
현재 마이애미 말린스는 다시 한 번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즈 치좀(Jazz Chisholm Jr.), 산디 알칸타라(Sandy Alcantara) 등의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으며, 팀은 투수력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비록 구단 역사상 몇 차례의 리빌딩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말린스는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팀으로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과연 마이애미 말린스가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