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점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역사는 19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현재의 오리올스가 처음부터 볼티모어에 자리 잡았던 것은 아닙니다. 원래 이 팀은 1901년 밀워키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라는 이름으로 창단되었고, 1902년에는 세인트루이스로 이전하여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로 팀명을 바꾸었습니다. 이 시기의 브라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강한 팀이라기보다는 중하위권을 맴도는 팀이었습니다.
브라운스는 1922년 아메리칸 리그(AL)에서 유일하게 우승 경쟁을 펼쳤던 해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1930~40년대에는 특히 성적이 좋지 않아 리그 최하위권을 전전하였고, 구단의 재정 상황도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팀의 소유주였던 빌 비크(Bill Veeck)는 새로운 구단주를 찾게 되었고, 1953년 볼티모어의 사업가들이 팀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팀이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1954년,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 팀은 초반에는 여전히 약체였지만, 점차 전력을 보강하며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1955년, 전설적인 내야수 브룩스 로빈슨(Brooks Robinson)이 팀에 합류하면서 오리올스는 점차 강한 팀으로 변모해 갔습니다. 이 시기는 오리올스가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전성기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1966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프랭크 로빈슨(Frank Robinson)의 영입이었습니다. 로빈슨은 볼티모어 이적 첫해인 1966년,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을 기록하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해 오리올스는 LA 다저스를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오리올스는 1970년대까지 아메리칸 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군림했습니다. 1969년부터 1971년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며, 1970년에는 신시내티 레즈를 꺾고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시기 오리올스는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고 있었는데, 짐 팔머(Jim Palmer), 데이브 맥널리(Dave McNally), 마이크 쿠엘라(Mike Cuellar) 등의 투수진이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1979년, 오리올스는 또 한번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피츠버그 파이리츠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1983년, 캘 립켄 주니어(Cal Ripken Jr.)와 에디 머레이(Eddie Murray)가 이끄는 팀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꺾고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 해의 우승은 오리올스가 오랜 전성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큰 성과였습니다.
현대와 재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오리올스는 점차 하락세를 겪었습니다. 1988년에는 시즌 초반 21연패를 당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이후 몇 년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운 시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1996년과 1997년, 명감독 데이브 존슨(Davey Johnson)과 강타자 라파엘 팔메이로(Rafael Palmeiro), 브래디 앤더슨(Brady Anderson), 로베르토 알로마(Roberto Alomar) 등의 활약으로 오리올스는 다시 강팀으로 거듭났고, 1997년에는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다시 하락세를 겪으며 장기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부진을 이어갔습니다. 2012년, 벅 쇼월터(Buck Showalter) 감독이 팀을 이끌며 오랜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2014년에는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까지 오르며 다시 한 번 강팀으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부진을 겪으며 재건이 필요한 시기가 이어졌습니다.
2022년부터 오리올스는 다시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애들리 러치먼(Adley Rutschman), 거너 헨더슨(Gunnar Henderson) 등 유망주들이 성장하면서 오리올스는 다시 포스트시즌 경쟁이 가능한 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3년, 오리올스는 100승을 돌파하며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예고했습니다.
현재 오리올스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젊은 선수들과 강한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오리올스가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