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탬파베이 레이스(구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는 1998년에 메이저리그(MLB)의 확장팀으로 창단되었다. 플로리다 주 세인트피터즈버그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당시 팀 명칭은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Tampa Bay Devil Rays)"였다. "데블 레이스"는 바다 가오리(만타가오리)를 뜻하는 말로, 플로리다 지역의 해양 생태계를 반영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후 종교적인 논란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2008년부터 "데블(Devil)"을 삭제하고 "탬파베이 레이스(Tampa Bay Rays)"로 팀명을 변경했다.
창단 초기 레이스는 약체 팀이었다. 첫 시즌인 1998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63승 99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도 팀 성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매년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구단은 베테랑 선수 영입보다는 신인 선수 육성에 집중했지만, 성공적인 사례가 많지 않았다.
2003년, 루 피넬라(Lou Piniella)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변화를 시도했으나,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4년 시즌에는 70승 91패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70승을 넘겼으나, 여전히 포스트시즌 진출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2005년과 2006년에도 각각 67승 95패, 61승 101패로 여전히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팀은 향후 성공의 기반을 다지는 중이었다. 2006년과 2007년에는 에반 롱고리아(Evan Longoria), B.J. 업튼(B.J. Upton), 데이비드 프라이스(David Price) 같은 유망주들을 육성하며 팀의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2008년을 기점으로 탬파베이 레이스는 놀라운 반전을 이뤄냈다.
성장
2008년은 탬파베이 레이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 해였다. 우선 팀 이름을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로 변경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조 매든(Joe Maddon) 감독의 지도 아래 팀은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탈바꿈했다.
2008년 시즌 초반부터 레이스는 강력한 전력을 보여주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기존 강팀이었던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정규시즌을 97승 65패로 마무리하며 팀 역사상 첫 번째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꺾고,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보스턴 레드삭스를 7차전 끝에 물리치며 창단 이후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월드시리즈에서 레이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했지만, 경험 부족과 강력한 상대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1승 4패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008년 시즌은 탬파베이 레이스가 강팀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레이스는 2010년, 2011년, 2013년, 2017년 등 지속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경쟁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같은 지구 라이벌 팀들과의 전력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특히 2013년에는 와일드카드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며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2014년 조 매든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한동안 팀이 정체기를 겪었지만, 레이스는 다시 한번 리빌딩을 통해 강팀으로의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2018년부터 다시 강력한 전력을 갖추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했다.
현재의 모습
2018년부터 케빈 캐시(Kevin Cash) 감독이 이끄는 탬파베이 레이스는 다시 강팀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레이스는 "오프너 전략"과 같은 혁신적인 투수 운용을 도입하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창의적인 팀 운영을 보여주었다.
2020년 시즌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단축 시즌(60경기)으로 진행되었지만, 레이스는 40승 20패로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물리치며 2008년 이후 두 번째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LA 다저스를 상대로 접전을 펼쳤지만, 2승 4패로 패하며 또 한 번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랜디 아로자레나(Randy Arozarena)의 활약이 빛났고, 레이스가 다시 월드시리즈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2021년에도 레이스는 100승 62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패하며 아쉽게 탈락했다. 이후에도 레이스는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았으며, 2023년에도 와일드카드를 통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강팀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팀으로 평가받는다. 대형 FA 영입보다는 유망주 육성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인 팀 운영을 통해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레이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