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시작
오클랜드 애슬레틱스(Athletics)의 역사는 1901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Philadelphia Athletics)로 시작되었다. 애슬레틱스는 아메리칸 리그(AL) 창립 멤버 중 하나로, 당시 전설적인 감독이자 구단주였던 코니 맥(Connie Mack)이 팀을 이끌었다. 코니 맥은 무려 50년 동안 팀을 운영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긴 기간 동안 한 팀을 지휘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초창기 애슬레틱스는 리그의 강팀 중 하나였다. 1910년대 초반, 애슬레틱스는 1910년, 1911년, 1913년 등 총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다. 특히 투수 에디 플랭크(Eddie Plank), 치프 벤더(Chief Bender), 그리고 내야수 에디 콜린스(Eddie Collins) 등의 스타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 주었다. 하지만 1914년 이후 구단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주요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떠나게 되었고, 팀은 침체기를 겪게 되었다.
1920년대 후반부터 애슬레틱스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한다. 1929년과 1930년, 그리고 1931년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며 2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 시기 팀의 핵심 선수로는 홈런왕 지미 폭스(Jimmie Foxx), 전설적인 투수 레프티 그로브(Lefty Grove), 그리고 강력한 타격을 자랑했던 미키 코크레인(Mickey Cochrane) 등이 있었다. 하지만 1930년대 후반부터 팀이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선수들을 계속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다시 하락세를 타게 된다.
결국 1954년, 애슬레틱스 구단은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로 연고지를 이전하게 된다. 이는 팀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으며, 필라델피아에서의 황금기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암흑기
1955년, 애슬레틱스는 필라델피아를 떠나 캔자스시티로 이동했지만, 이 시기는 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였다. 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Kansas City Athletics)는 메이저리그 하위권을 맴도는 약체 팀으로 전락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시기에 팀은 뉴욕 양키스(New York Yankees)와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애슬레틱스는 유망한 선수들을 키운 후 곧바로 양키스로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당시 팀의 오너였던 아널드 존슨(Arnold Johnson)이 양키스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애슬레틱스는 '양키스의 팜팀'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1960년대 들어서면서 팀의 운영은 더욱 악화되었고, 결국 1967년 찰리 핀리(Charlie Finley) 구단주가 연고지를 다시 이전하기로 결정한다. 그는 캔자스시티에서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팀을 캘리포니아 오클랜드로 이전하게 된다.
이렇게 애슬레틱스는 1968년부터 새로운 연고지 오클랜드에서 다시 도약을 준비하게 된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100년이 넘는 긴 역사 동안 여러 차례 연고지를 옮기고, 황금기와 침체기를 반복하면서도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중요한 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애슬레틱스가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 주목해 볼 만하다.
부활과 우승
1968년, 애슬레틱스는 오클랜드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이 시기 팀의 변화는 매우 극적이었으며, 1970년대 초반에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게 된다.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애슬레틱스는 월드시리즈 3연패를 달성하며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선수들은 레지 잭슨(Reggie Jackson), 롤리 핑거스(Rollie Fingers), 캣피시 헌터(Catfish Hunter) 등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전설적인 스타들이었다. 이들은 강력한 타격과 수비, 그리고 철저한 팀워크로 상대 팀을 압도하며 최고의 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서면서 팀은 다시 침체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1989년, 애슬레틱스는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 특히 '베이 브리지 시리즈(Bay Bridge Series)'로 불렸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San Francisco Giants)와의 월드시리즈에서 4승 0패로 압승을 거두며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시기에는 마크 맥과이어(Mark McGwire)와 호세 칸세코(Jose Canseco)로 대표되는 '배시 브라더스(Bash Brothers)'가 팀의 중심을 잡았다.
2000년대 초반, 애슬레틱스는 '머니볼(Moneyball)'로 불리는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하며 다시 한번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구단 단장 빌리 빈(Billy Beane)이 주도한 이 전략은 한정된 예산 속에서 통계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선수로는 배리 지토(Barry Zito), 팀 허드슨(Tim Hudson), 마크 멀더(Mark Mulder) 등이 있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애슬레틱스는 다시 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팀의 전통과 운영 방식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라스베이거스로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이 논의되는 등 또 한 번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